대개 회복모임 참석자들은 오늘은 감기가 들어서 또는 애가 아파서 정말 오기 싫었는데 참석하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고들 하며 모임이 다 끝났는데도 헤어질 줄 모르고 밤늦게까지 담소하다가 “다음주까지 승리합시다!” 서로 격려하며 집으로 돌아 간다.

돌아가는 차 속에서 부부간에 그 날 듣고 배운 회복사항들을 이야기하다 보면 예전 보다 더 부부간에 대화가 오가서 깊고 따듯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런 현상은 어느 회복모임에서나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광경이다.

1. 회복 12단계의 확산

1935년에 시작된 AA 회복 프로그램은 오늘날 170 여개 국가에서 73개의 다른 중독 또는 문제 회복모임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매년 2 백만 명이 회복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12단계 프로그램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사는 AA 회복 책자를 41개 언어로 번역 출판하게 까지 만들었다. 아마 성경(Bible) 다음으로 위대한 회복 이론일 것이다.

2. 회복 12단계 프로그램 입증의 제약점

그런데 왜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오늘날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항만 믿으려는 추세이다. 그러나 12단계에 대한 연구는 프로그램의 내용과 특수성 때문에 제약을 받아 왔다.

중독 문제에서 회복된 사람들이 또 다른 수치심과 굳이 외부에 알릴 필요까지 있겠느냐는 생각과 사회에서 중독자를 도덕심이 약하다거나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매도하는 바람에 지난 60여 년 간 12단계 회복이론으로 많은 사람이 회복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못 하였다.

가정에서 알코올 중독자가 있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7년의 긴 세월이 걸리고 또 이를 안 가족들이 회복기관으로 인도하기 가지는 2년이 더 걸려서 중독 시작에서 회복기관 문턱까지는 평균 9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이렇게 중독자나 가족들의 수치심, 두려움, 및 거부반응 등으로 외부에 알려지기를 꺼리기 때문에 중독 문제가 사회에 잘 노출되지 않게 되니 사회의 필요한 관심과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이다.

3. AA 연구조사

이제 알코올 회복모임(AA)은 치료기관이 아니라 알코올 사용을 중단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세계적인 회복 친목 단체(Worldwide Fellowship)가 되었다.

1998년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AA 멤버 6,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회복 12단계 프로그램이 성공적이라는 결과가 입증되었다. 이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남성 66% 와 여성 34% 이었고 이들의 단주기간은 1년 미만이 27%, 1-5년 사이가 26%, 5년 이상이 47%로 이들의 평균 단주 기간은 7년이었다.

이들이 처음 AA 모임을 알게된 된 4가지 주요 요인으로는 AA 멤버 소개 36%, 치료기관 의뢰 34%, 자신이 알아서 온 경우가 34%, 가족의 안내가 25% 등으로 각각 대답하였다. 한사람이 두 가지에 응답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일반 건강 및 병원기관(Health Care Provider)에서 의뢰 된 경우는 겨우 8%로 아주 낮았다. 이는 아직도 일반 건강 전문인들은 알코올 중독자 치료에서 12단계 회복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 할 수 있다.

1981년에 실시된 한 연구조사에서도 이점이 명확하다. 무작위로 치료받으러 온 알코올 중독자들을 2 그룹으로 나누어 아래와 같이 AA에 의뢰하여 보았다.

첫번 그룹 환자들에게는 스스로 AA를 찾아가라고만 말을 하여 주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의료진들이 병원에서 직접 AA에 전화를 걸어서 환자에게 연결시켜주었다.

병원에서 직접 연결시켜준 두 번째 그룹 모두는 AA에 참석하였으나 첫 번 그룹에서는 한 명도 AA에 참석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AA 단체들은 비록 알코올 중독자들만(Alcoholics) 돌보며 알코올 중독증(Alcoholism)은 과학자들에게 맡긴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이에 대한 연구 노력들은 지원하고 있다. 그간 AA 회복 12단계 프로그램은 잘 운영되어왔고 회복 결과가 아주 성공적이었음으로 많은 중독자와 그 가족들의 신뢰를 받아왔고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적인 평가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뿐이다.

회복 12단계 프로그램은 의료적인 모델(Medical Model)에 기초하지 않고 치료프로그램(Treatment Programs)이 아니라는 시험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AA의 “어떠한 종파, 정치, 단체, 또는 기관과도 연합하지 않는다는” 전통 때문에 내부에서 조사를 할 수 없었다.

더욱이 각 회복모임은 자치적(Autonomous) 이고 엄격한 익명성과 참석자들의 단주 목표만을 위해서 실시되기 때문에 조사는 모임 밖에서 실시할 수밖에 없고 12단계는 영적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숫자적으로 측정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4.12 단계 참여와 중독행위 중단의 관계성

AA 공동 창시자인 Bill Wilson도 “우리들은 시험관이나 정신심리학자 또는 사회 연구 등에서 밝혀진 어떠한 새롭고 가치 있는 지식들을 환영한다”고 말했었다.

그간 회복 12단계 프로그램에 대한 수많은 연구와 조사는 주로 “참여자들의 특징” 과 “중독행위 중지와 12단계 참여의 관계성”에 대한 2가지 방향으로 실시하여 왔다.

회복 12단계 모임 참여와 교육수준, 성별, 연령 및 결혼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다양성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중독증이 심한 사람일수록 더 많이 회복모임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A 참여자들 중에서도 정기적으로 잘 참석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에 성격차이 (Personality Differences) 조사에서 아무런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하여 회복모임에 잘 참석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성격이 확인되지 못했다. 그러나 많은 의료 및 치료자들은 이러한 발견을 잘 모르고 있어서 이들은 중독환자가 온당치 못한 성격특성(Inappropriate Personality Traits)을 지니고 있어서 12단계 회복프로그램으로 의뢰(Referral) 하기를 꺼린다는 공통적인 말들을 한다.

5. 회복모임과 장기적 회복유지의 상호관계성

중독 치유 약품 원리론(Principles of Addiction Medicine)에서 알코올 중독자와 마약 중독자에 대한 2가지 중요한 연구 발표가 있었다.

첫째는 비록 일부 중독자들은 12단계 회복모임에 참여하지 않고도 중독행위를 중단하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많은 장기적 회복 유지자들은 그들의 회복 성공을 12단계 회복모임 참석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과

두 번째는 장기적이고 계속적인 12단계 회복모임 참여는 알코올과 다른 중독행위 중단과 확실히 상호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어떤 연구에서는 알코올 회복모임 참석에서 가장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8년 동안에 평균 300회 이상 참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1주에 1회 참석을 기준으로 한다면 8년 동안 416회 중에 약 72%를 참석한 셈이다. 또 회복모임 참석만을 한 사람들 보다는 회복모임 참석과 봉사와 지원 등으로 회복모임에 관여한 사람들에게서 회복이 더 잘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렇게 여러 연구조사들은 회복모임 참석과 중독행위 중단간에 확실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 Turston은 입원치료만을 받은 알코올 환자에 대한 조사에서 절반(1/2) 가량이 치료 후 18개월까지 밖에 단주를 못하는 것으로 밝혔다.

Emrick은 중독증 치료 전과 후에 AA 참석은 장기간 단주와 궁극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또 12단계 회복모임에서 후원자, 봉사자, 모임 진행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참여 활동은 회복을 극대화 시켜준다고도 했다. 이는 대부분의 회복모임 봉사자들이 자신의 회복을 위해서 봉사한다는 말과 일치한다. Sheeren은 회복모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 재발 비율이 (Relapse Rate)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회복모임 참석(AA, GA, NA, SA)은 중독행위 중지와 상관관계가 있으며 적극적인 회복모임 참여는 장기적인 중독행위 중단과도 확실한 상관관계가(Positive Correlation)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과 어떤 성격의 소유자가 회복모임에서 잘 회복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확실히 입증되지 못했다. 그러므로 치료자들은 중독자의 성격이나 12단계 회복이론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

6. 12단계 적용의 문화적 요인

무엇보다도 회복 12단계 프로그램이 회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러 국가와 타 문화권에서 12단계 회복모임들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학문적인 관점에서도 12단계의 효율성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비록 12단계 프로그램이 치료적인 사업(Treatment Business)은 아니나 중독자들을 돕고 회복하려는 중독자들 간에 서로 돕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미국에 사는 한인 1.5세들의 회복을 지켜보면서 12단계 프로그램에 대한 한국적인 적용개념이 누군가에 의해서 발전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12단계의 기본 개념은 미국적인 크리스천 개념과 서구적인 문화에 근거를 두고 있어 이 회복 이론을 문화가 다른 계층에 적용하려면 그 문화에 맞게 소개해야 최대의 효과를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생활하는 한인 1.5-2세들은 학교에서는 미국식 교육을 받지만 가정에서는 대부분 한국식 생활을 한다. 이런 자녀들이 중독증에 처하면 한국 문화권 부모들의 물질적 도움(Enabling)과 정신적 도움(Codependency)을 온통 구가하게 된다. 중독문제가 있는 자녀들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지원과 준엄한 사랑(Tough Love)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에서 성장한 한인 자녀들의 중독증 회복은 미국 회복기관 보다는 한인 회복기관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다른 나라에서도 12단계이론을 자기 문화에 알맞게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유태인을 위한 12단계라는 책자가 그 좋은 예이다.

중독자, 중독자 가족, 전문 치료자, 성직자, 회복기관, 상담자 및 후원자들 모두가 바라는 것은 오직 “회복” 한가지 일 것이다.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방법들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 위대한 회복 12단계 프로그램도 이론 적인 이해보다는 그 이론을 회복자의 “마음에 심어주는 전달 과정이 가장 중요” 하다.

여러 회복관련 기관들이 이 위대한 회복12단계 이론을 보다 쉽게 중독 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적용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데 정부, 종교단체 및 사회단체 등에서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