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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고스톱을 하면......
사람들은 “여자답지 못하다!”는 말들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여성들이 중독문제에 휘말리게 되면 남성보다 더 수치심(Shame)과 죄의식(Guilt)을 갖게 되는 가정과 사회풍조가 여성도박자의 심각성과 회복을 가로막는 원인제공이 되기도 한다.
남성 중독도박자들 중에는 도박에 본격적으로 빠진 것은 고작 2-3년뿐이란 말들을 하지만, 회복과정에서 자신은 어려서부터 내기를 좋아했다는 말들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남성 도박자들은 14세 경부터 게임과 내기에 남달리 관심을 보인사람들 중에서 후일 중독도박자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들은 성인, 또는 중년이 된 이후에 도박에 빠지며, 주로 답답하거나 외로워서 화투나 슬롯머신과 같은 단순 게임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남성도박자들은 카드를 받아 손에 쥐고, 쪼는 스릴, 배팅을 거는 승부감 등과 같은 도박 행위 자체에서도 쾌감을 추구하여, 남성 도박자들을 일명 “Action gambler” 라고 한다. 사실 중독도박자들 거의 모두가 도박초기에 돈을 크게 따본 경험들이 있으며, 실제로 회복모임 참여자들 중에는 도박을 큰 단위로 했던 경우를 은근히 자랑하는 조로 말하는 모습을 더러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여성도박자들은 외로움을 달래거나, 자신의 어떤 정서적 문제로부터 회피하기 위해서 도박을 시작하기 때문에, 별로 기교를 요하지 않는 단순게임들을 선호해서, 여성 도박자들을 “Escape gambler”로 구분하기도 한다.
남녀간의 중독도박 진행과정에서도 차이가 있다. 남성 도박자들은 도박초기에 더러 크게 돈을 딴 경험이 도박중독에 처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들은 3-5년에 걸쳐서 따는 단계, 잃는 단계, 절망단계를 차례로 겪게 된다.
여성 중독도박자는 자신의 정서적 고통을 위로하려는 차원에서 도박을 하기 때문에, 남성도박자와는 달리 “따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잃는 단계”부터 시작하여 바로 “절망단계”로 급속히 빠져든다. 그래서 이들은 도박을 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너무나 정서적으로 도박에 의존되는 바람에, 가족들이 상상할 수 없거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도박충족행위들을 하기도 한다.
남성도박자들도 “잃는 단계”에서부터는 돈을 따려는 것보다는 도박에 심리적으로 의존된 상태에서 도박을 계속 추구하기 때문에, 여성도박자와 같이 Escape gambler가 되어버려서, 중독도박의 마지막단계인 “절망단계”에서는 남녀 도박자가 모두 같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정에 도박문제가 있게 되면, 가족들의 첫 반응은 친지, 이웃, 직장, 사회에 이 사실을 절대로 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굳히게 마련이다. 주위에서 그런 시각으로 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약물이나 인터넷 중독문제에 있어서도 이와 동일한 것을 보면, 아마 이는 누구나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는 다 똑같은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 같다.
일부 아내들은 자녀들이 알면 영향을 받을까봐서, 남편의 도박사실을 10여년이 넘도록 함께 생활하는 자녀들에게 조차 비밀로 하려는 바람에, 남편의 도박 결과에 대해서 제대로 따져보거나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하며, 오직 가족들의 평안을 위해서 도박 빚을 계속 갚아준 경우를 많이 본다.
중독도박자의 부모나 자녀들은 가족의 도박문제를 알게 되면서부터, 각자의 입장에 따라서, 서로 다른 반응(Reaction)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도박자의 아내와 같이 경악, 죄의식, 분노심 등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역시 수치심으로 도박문제 사실을 외부에 숨기게 되어, 가족 구성원 각자의 입장에서 나름대로 참고 견딜 수 있는 “생존수단(Surviving skill)”을 위한 자구책 강구에 급급해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중독도박자의 가족들 모두는 내 가정문제를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는 “부인단계(Denial Phase)”로부터 시작하여, 도박자의 중독진행 단계와 그 심각정도에 따라서 “고통단계”와 “심신고갈단계”를 나란히 겪게 마련이다. 그래서 도박자의 가족만 상담을 해보아도 도박자의 중독여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중독도박자보다도 그 가족들의 심리적 고통과 상처가 더 커지게 마련이다. 그 이유는 도박자들은 비록 돈을 잃고 도박 빚에 쪼들려도, 도박을 하는 동안에는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가족들은 10여 년 동안 한번도 스트레스를 풀어볼 여유나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은 물론, 심한 경우에는 기억력 감퇴나 실어증으로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알코올 중독자가 조울증으로 비화되는 경우처럼, 수년동안 도박문제를 숨겨만 왔던 아내나 부모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주위 사람들에게 필요이상으로 내가정의 도박문제를 사방에 말하는 경우를 더러 보게 되며, 이는 장기간 수치심으로만 억눌려왔던 내면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어져서 마치 분노의 화산이 폭발하는 모습과 비교할 수 있다.
대부분 도박자의 아내들은 별거나 이혼을 생각하며, 심한 경우에는 자녀들과 동반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일부 아내들은 별거나 이혼을 무기 삼아서 남편의 도박을 중단시켜보려는 시도를 해보지만, 이는 도박자의 스트레스만 더 야기해 줄뿐이므로 도박중단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내들은 자녀들 때문에 이혼을 꺼리게 되어, 남편의 도박을 방관하며 시간을 끌다가, 자녀들이 인터넷 중독에 처하거나 가출하는 상황이 되어서야, 다시 회복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내가 도박을 할 경우에는 회복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이혼을 단행하려는 남편들이 많다. 그래서 친정 부모나 형제들은 더욱 딸이나 형제의 도박 빚을 남편 모르게 갚아주기도 하여, 이는 여성 도박자로 하여금 도박을 더 가능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 도박자들은 심한 경우에는 매춘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 조기회복 안내만이 가정을 보호하는 길이다.
흔히 신문이나 방송에서 도박 결과나 심각성에 대해서 대서특필하며 전문적인 회복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말들은 하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회복방향이나 회복기관을 소개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해서 안타깝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무료로 회복을 돕는 회복기관들의 홍보도 돈을 내야만 해주는 언론사들의 높은 이익추구 벽을 넘을 수 없음을 실감한 이후부터는 아예 회복모임 홍보를 중단한지 오래다.
설상가상으로 회복기관들 마저 서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복기관 만이 최고라는 보이지 않는 시기나 알력 때문에, 서로 그 흔한 관련사이트 지정도 기피하는 경향들이다. 잘 알려진 회복기관들의 회복사이트에는 아예 관련 사이트 난이 없거나, 있어도 외국관련 기관들은 링크를 하면서도, 한인 회복사이트들은 관련사이트로 링크하기를 꺼리는 것 같으며, 심지어 필자가 더러 다른 회복관련 사이트에 상담이나 회복내용 글을 올리면, 수정하거나 이메일 주소를 삭제당하는 경우를 더러 체험하게 되어, 정말 딱한 사연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하고 싶어도 주저하게 되는 실정이다.
중독증 회복은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완치가 어렵다. 그래서 도박중독 회복개념도 마치 평소에 혈압이나 당 수치가 올라가지 않게 조심하고 조절해야하는 것과 같이, 도박충동 및 갈망심리와 중독적인 성격을 지닌 상태에서, 재발로 발발되지 않도록,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하며 대처하는 “새로운 생활방법”을 학습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한번은 모 국회의원이 도박중독 회복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는 글을 읽고, 반가운 나머지 장문의 이 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3 개월이 지나도록 그 이메일을 열어보지도 않는 바람에, 속이 씁쓸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다! 중독도박 회복은 예나 지금이나 중독가정의 몫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실감한 셈이다.
이제 중독도박자와 그 가족들은 민주시민으로 회복될 권리가 있음을 알고, 또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웃과 사회에서는 그들이 수치심을 극복하고 회복으로 나올 수 있도록 가능한 배려와 지원을 해야만 하며, 국가 차원에서는 회복정책을 펴서 도박시설에서 거두어드린 세원일부를 중독도박자와 그 가족들의 회복과 재활에 당연히 사용해야만 한다고 본다.
(다음은 “내기에서 도박중독으로 되기까지의 실체”를 벗겨볼 예정이며, 여건이 되면 도박 중독에 대한 가족들의 대응책, 잡초와 같은 도박 중독의 끈질긴 수명, 도박자 아내의 이혼 생각과 끝도 없는 정서적 고통, 도박자 자녀들의 고통과 삶, 도박중독 회복방법과 회복시작의 어려움, 이웃과 사회가 해야 할 일, 도박중독회복 워크숍 등을 더 다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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