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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992년 시고모 님의 중매로 결혼하게 되었다. 전화와 편지로 2 개월 간 교제하다가 남편이 한국으로
나와서 처음 만나고 그 다음날 우리는 결혼도 하기 전에 결혼 신고부터 먼저 했어야 했다. 미국 바자가 빨리
나와야 한다기에 모험을 한 셈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32 살 나이에 너무 겁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원래 나는 성격상 일을 잘 저지르는 편이 옅다. 부모님의 반대와 특히 먼 곳으로 시집보내야하는 섭섭한
마음뿐이신 아버님은 어제 밤에 만난 남자가 갑자기 집으로 찾아와 혼인 신고를 해야 한다니 잘 납득이 가지
않으셨고 못 마땅하게만 여기셨다. 그러나 남편의 어른을 모시는 깍듯한 예절과 언행이 조금은 아버님을 안심하게
만들었다.
나는 당시 무엇을 믿고 결혼을 그렇게 강행하였는지 모른다. 엄청난 모험 뒤에는 엄청난 믿음이 있었기에
그 엄청난 일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남편은 그 당시 어느 교회의 회계집사였고 나는 교회 고등부 교사였다.
부모님이 권사와 장로님 이셨기에 어려서부터 교회를 내 집같이 드나들었고 열심히 교회 일을 하게 되었지만
별 어려움은 없었다.
결혼을 하기 전에 금식기도와 결혼 특별기도로 하나님께서 꿈에 보여주신 것은 남편과 가족들의 성격과 모습들이었다.
시집와서 만나 뵈니 꿈에 본 분들과 똑 같았다. 남편이 회계집사였기에 신앙이 돈독한 줄 알았다. 남편은
하나님의 은혜로 술과 담배를 끊고 싶다고 했고 좋은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도 했다.
나와 결혼을 할 당시 이미 남편은 이혼한지 2년이 되었고 그런 것이 나에게는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부모님과 의논 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결혼을 반대하시는데 이혼 남이라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왜 나에게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지금 생각해 보니 하나님께서 생각하시고 생각하시다가
내가 아니면 이 일을 해낼 수 없으니 나를 이 가정에 보내신 것 같다.
드디어 결혼한 지 3개월만에 비자가 나왔고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왔다. 꿈같은 신혼생활은 남편이
미리 마련해둔 콘도미니엄에서 시작되었으나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힘들고 외로운 미국생활이 시작되었다.
남편은 당시 컴퓨터 관련 미국회사에 근무하였기 때문에 퇴근 시간이 일정 했다. 나는 남편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저녁상을 매일 매일 예쁘게 준비해 놓아도 허기져서 집에 돌아온 남편은 배가 고프지 않다며 나의 정성을
별로 탐탁하지 않게 여겼고 대신 들고 온 술을 마셨다. 나는 그런 남편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고 오직 남편만
바라보던 나의 마음은 점점 외롭고 어두워 갔다.
남편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매일 술을 마셨으며 취하면 울기도 했다. 왜 우는지 영문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남편의 모습이 불쌍하지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한 달에 2번 정도 술집에 가던 것이 일주일에 1번
3일에 1번으로 점점 그 횟수가 잦아 졌다. 나는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기며 마음에도 없는 이혼을 하자고
협박도 해 보았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다시는 안 그러고 열심히 살겠노라고 빌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작심
3일이다.
이제는 내가 살자고 하고 오히려 남편은 이혼하자는 협박 비슷한 말을 자주 한다. 시부모님도 괜한 집 딸자식
데려다가 고생시킨다면서 결혼시키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더 심해졌고 자식 낳으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그 모양
그 꼴이라면서 한숨과 고독한 세월을 보내신다.
1993년 그때 나는 큰아이를 임신 중이었고 태교를 잘 해보려고 애썼다. 연애기간과 사랑 없이 결혼한
우리들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아무리 노력을 해 보아도 술 때문에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었다. 남편은 술을
마셔야하기 때문에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고 어쩌다 부모님 집에 가자면 밥을 먹으면 술을 마실 수 없다며 가지
않았고 교회생활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가족과 함께 놀러가지도 않았고 그 어느 것도 술 때문에 집에서 혼자
지내며 책보며 취하면 잠자고 자다가 눈뜨면 다시 마시고 술을 마시다가 배고프면 먹고 그러기를 8년째하고
있지만 남편이 술을 마신 지는 20년이 되었다고 한다.
1995년 우리는 더 큰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유는 잔디 깎고 청소하고 돈이 부족하면 술집도 덜
가고 집에서 할 일이 있으니 술을 덜 마시지 않겠는가 하는 짧은 생각에 우리는 무리하면서 까지 이사를 했다.
정말 처음 몇 달은 술집도 뜸하게 가고 좋아했다. 그러나 이것도 도루묵이 되어 버렸다. 이사한지 3달만에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서 경찰서에 갇히게 되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차만 폐차되었다. 남편은 이
사고로 1년 반 동안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어서 서투른 내가 대신 운전을 해야만 했다.
남편은 음주사고 때문에 법원 명령으로 "단주 모임(AA)"에 참석하게 되면서 다소 마음의
변화가 와서 술을 끊어 보려고도 시도했지만 결국 10일을 넘기지 못했다. 좌절감에 빠진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날마다 밖으로 다닐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남편을 도와 주어야할지 몰라서 마음만 아팠다. 술을 다시 시작한
남편은 전보다 더 많이 마시는 것 같았고 본인도 자포자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삶의 회의를 느끼며 왜
살아야 되는지 죽고 싶어했고 점차 염세주의에 빠져 들어갔다.
나는 방황했고 나의 삶이 저주스러웠고 답답했고 살길이 없는 인생을 끝내고만 싶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불쌍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인데 선물을 팽개치다니...... 그럴수록 나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 졌다.
그 즈음 기독교 방송에서 우연히 이 선교사님의 중독증 회복에 대한 방송을 들었다. 귀가 번쩍 뜨였다. 내가
방송에서 들은 대로 점검해보니 내 남편은 중독자인 것 같았다.
이 선교사님을 만나기 위해서 수차 전화로 약속을 해 놓고도 수치심과 두려움으로 5 번이나 약속을 어기고
거의 3-4개월이 지나서야 찾아갔다. 이렇게 차일피일한 이유는 그동안 많은 상담가들과 이야기를 했었는데도
별 도움이 없었고 자주 포기하고 싶은 마음만 들었기에 만나 볼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내 삶이 하루아침에
변화만 된다면 하는 엉뚱한 상상만 하였다.
약속을 5 번이나 번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 할 때마다 친절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주려는 이 선교사님의
친절함에 감동하여 어렵게 친구와 함께 가게 되었고 그 다음에는 3번이나 고속도로를 갈아타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실오라기라도 잡아 보려는 심정으로 다시 찾아갔다. 운전이 미숙하여 다리에 쥐가 나 기도하고 너무
긴장하여 온 몸이 아프기도 했다. 그러나 꾸준히 다니며 그곳에서 12단계 회복 내용을 배우게 되었다.
가족인 내가 먼저 회복해야 된다는 것을 배우며 남편을 환자로 보게 되었다. 이해 못하던 것도 이해하게
되었고 어떻게 할 줄 몰라 어려울 땐 이 선교사님께 전화를 걸러서 도움을 받았다. 우선 마음에 답답함을
털어놓으니 한결 가볍고 왜 남편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게 되었고 중독증이 그렇게 무섭고 가족의 따듯한
사랑과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아직도 힘들고 어렵지만 혼자 고민하며 혼자 해결하려고 할
때는 지도 없이 길을 찾아가는 것 같더니 항상 친절하게 도와주시는 선교사님이 계시니 한결 쉽고 지도를 보며
길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지금은 남편을 될 수 있으면 편안하게 해 드리며 세워주며 가정이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노력하며 가능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남편도 이젠 술집에 가지 않는다. 본인을 이해 해주고 사랑해 주는 아내와
자녀가 있으니 술집에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남편은 말한다. 나만 없으면 또한 있을 때도 나 몰래 나갔던
남편이 이해하고 믿어주니 지금은 내가 집에 있으나 없으나 술집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그리고 남편도 술을 완전히 끊고 싶고 변화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금단현상을 두려워한다. 나는 언제고 남편이
회복모임에 스스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그곳에서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편이 취하지 않았을 그 때의 선한 모습과 자상한 모습을 가슴에 담고 그런 남편의 모습이 회복될
수 있도록 매일 하나님께 기도 드린다. 이 선교사님을 통해서 신학 공부도 마치고 나와 같이 고통을 당하는
분들을 위하여 위로해주며 도움을 주고 싶다.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문제를 보지말고 여호와만 붙잡으세요!
우리 가정과 우리 인생의 장막을 칠 수 있게 하신 하나님 파랑새를 잡으러 가지 않도록 주 여호와가 우리의 행복임을
고백하여!
다 타다 남은 통나무처럼 시커먼 연기만 나는 내 남편이 하나님을 만나 뵙는 계기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의 행복을 받고,
저 절망의 구덩이에서 건져 주신 하나님!
나라고 하는 존재는 다 타더라도 여호와의 가스가
내 안에 들어와서 나를 계속 태워 주시기를 ............
이 선교사님을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며
이렇게 제가 회복하여 우리 가정도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품을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도록 인도하여 주신 하나님께 찬양과 경배를 드립니다.
2001년 5월 30일
- LA에 사는 Mrs. 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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