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회복편지 - 도박 가족사연


가족이 먼저 알고 변해야


나는 1982년 8월에 중매결혼으로 미국에 와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남편은 결혼한지 약 3개월 후부터 자주 밤늦게 돌아와서 어쩌다 왜 늦었느냐고 물으면 남편은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늦었다는 핑계를 대었고 친정에는 도박자가 없었으므로 나는 그 말을 믿게 되었다. 당시 시부모님들은 남편에 대해서 아무런 말씀도 해주시지를 않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남편의 도박을 알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서도 첫아이를 낳으며 시부모님과 3년을 살았다.

그후 시부모님이 Down Payment를 도와주셔서 우리 부부는 Town House를 사서 분가하였고 둘째 딸을 생산했다. 남편은 Sales Job으로 그 많은 여유시간을 Go Stop으로 소일해서 빛과 생활고는 계속 되었다. 생각다 못해서 나는 미싱 3대로 집에서 바느질을 시작했다. 내가 운전을 할 수 없으므로 남편이 일감을 날라다 주며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니 생활이 점차 안정되어 갔다. 그러나 남편은 도박을 계속하였고 빚을 지게 되면 사정을 해와 돈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에 빚을 갚아 주다보니 살만해 지면 빚을 갚아야 하고 또 빚을 지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1987년에 들어서면서 나는 너무 많이 지쳐있었고 오갈 데도 없고 안 살 생각에 이혼 할 마음을 먹었다. 서울에 출장을 다녀온 남편은 또다시 잘못했다고 사정하였고 우리 부부는 그때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교회에 다닌지 약 3개월 후에 남편은 또 도박을 하여 빚을 졌고 빚을 갚으면 내 자신의 마음도 편해지는 것 같아서 다시 갚아 주었다. 어느 때는 "너 이년아! 네 남편이 빚을 졌으면 네년이 빚을 갚아야하지 않느냐"는 협박전화도 받으며 살았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오히려 내 자신이 대범하고 담대해지기 시작했다. 남편은 88년도에 회사공금 사용으로 해고된 후에 한동안 나의 바느질 일을 도와주며 함께 교회생활에 충실하며 은혜 받는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때 남편은 결혼 전부터 술과 마약도 야간 했었다는 고백도 하였다. 남편은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 신학공부와 금식기도도 하였으나 중독증의 유혹으로 자꾸 자빠지더니 점차 가족과 신앙을 멀리하였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도박이었다. 어느새 남편은 빚 때문에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목사님이 심방을 다녀가신 후에 남편은 교회에 다시 나아가기 시작하니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남편의 소재를 알고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돈이 없어서 1만불 빚을 이자까지 합쳐서 1000불 짜리 수표 11장을 미리 써주고 매월 1장씩 갚자니 생활은 처참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편의 성미를 돋구지 않으려고 조심하였으나 남편은 신학과정을 다니면서도 다시 도박에 손을 댔다. 목사님으로부터 아나 하임에 단도박 모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권했으나 남편은 "미쳤느냐"고 했고 나 자신도 가족모임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었다.

남편의 도박생활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빚이 많아져서 1992년에는 살던 집을 처분한 5만 불로 빚을 갚고 월세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 나는 이사간 집에서도 생계를 위해서 바느질은 계속해야만 했고 정식으로 좀더 크게 할 일이 생겨서 시부모님이 8,000불을 주셨으나 남편은 이 돈 마저 도박에 날려버렸다. 주위 사람들은 집을 판지 3년 안에 다시 사지 못하면 안된다는 말을 해서 이때부터 밤잠을 제대로 자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남편 모르게 따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2년만에 3만 불을 모아서 집을 계약했다. 그러나 이를 안 남편은 이제 곧 선교하러 나갈 것인데 집을 사는 것은 걸맞지 않는다는 핑계를 댔으며 나 자신도 물질에 얽매이고 싶지 않고 주의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어서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집을 해약했다. 집을 다시 장만하지 못하게되니 한동안 마음이 허전하고 소망이 없어졌고 결국 남은 계약금 마저 도박으로 없어졌다.

좀더 크게 바느질일을 하기 위해서 1994년에 더 큰집으로 세를 들어간 어느 날 남편의 차를 뒤져보다 5천불을 발견하고 대판 싸운 일이 있다. 남편의 도박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일해봐도 항상 돈은 없었다. 한번은 남편의 거동이 심상치 않아서 일감을 주는 업체에서 내가 먼저 3천불을 받아왔다. 그 돈을 수중에 넣지 못한 남편은 아주 폭악하게 나왔다. 나는 남편이 하는 행위가 마귀의 짓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담대해졌고 내가 죽으면 천국에 갈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남편은 나의 의연함에 숙으러졌고 이제부터 돈을 벌어다 줄 테니 힘든 바느질일을 그만 하라고 해서 그 말을 믿고 재봉틀을 4천 5백 불에 팔았으나 2주도 못되어 그 돈을 또 날리고 우리 5섯 식구는 다시 살길이 막막해졌다.

이런 일이 있은 지 3개월 후에 나는 다시 바느질일을 시작했다. 남편은 돈이 떨어지고 빚을 지면 도박을 중단하고 올바로 살고싶은데 빚이 걱정된다고 사정하여 또 빚을 갚아주는 일이 연속되었다. 남편은 96년도에 다시 신학공부도하며 직장에 다녔으나 도박을 끊지 못했다. 97년도에 시누의 소개로 나는 처음으로 Korea Town에 있는 단도박 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이 서로 아픔을 이야기하고 위로 받으며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좋았다. 모임에서 도박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과 가족의 아픔들을 알게 되었다.

나는 하나님이 연단을 통해서 인내를 키워주시고 소망을 주신다는 말씀과 낙심치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을 붙잡고 감사하게 주님을 의지하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으나 날이 갈수록 남편의 도박은 더욱 심해지고 아예 집에 안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고 늘 여기 저기서 빚 독촉 전화가 왔다.

참다 못한 나는 98년에 남편보고 서로 떨어져 살자는 말을 하게 되었고 정말 열심히 일했다. 남편은 1달 후에 가정이 필요하다는 말로 빌며 애원했다.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뇌리를 쳤고 남편의 본심으로 알게 되어 남편은 집으로 돌아 왔다. 그후도 남편은 인근의 기원에 드나들었다. 남편은 다시 빚 걱정을 해 왔다. 1달 후에 다시 2번째로 집을 나갔다. 얼마 후 다시 돌아왔다.

99년 7월에 3번째로 남편과 별거하게 되었다. 이 즈음에 나는 기독교방송에서 이 선교사의 도박 상담 내용을 들고 연락하여 12단계 회복모임에 참석하면서 "도박이 저렇게 무섭구나!"하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모임을 통해서 도박 중독자에게 끌려 다니면 가족들도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먼저 회복을 해야 나와 내 가족들이 건강해 지겠구나 그리고 남편도 나 자신이 먼저 변화 된 모습을 보고 뒤따라 변화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복모임을 인도하는 사람들은 의사, 나는 간호원, 남편은 환자이다. 이 선교사는 가족과 중독자를 그룹 별로 상담하고 후반에는 가족과 중독자 모두 함께 참석해서 12단계 회복내용을 같이 한다. 여기서 나는 많은 중독자들의 솔직한 심정들을 듣고 그들의 회복과 재발 모습들을 보며 남편의 병을 더 이해하게 되었다. 또 가족들과의 심도 깊은 이야기는 도박자의 마음이 어떨 때 다시 좌절하는 가를 알게되며 그럴 때는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를 해야하는지를 여러 참석자들의 체험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매주 다른 회복내용들이 제공되고 참석자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회복모임 날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지난 19년의 세월을 되돌아보니 하나님은 예수님을 전혀 몰랐던 저를 미국으로 오게 하셔서 환난과 고통을 통해서 믿음을 심어주신 것을 발견하고 새삼 감사할 뿐이다. 그간 나는 정말 인간을 의지하면서 너무 많은 아픔들을 겪어야만 했다.

주님! 인간만을 바라보았던 저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습니다. 지난 19년간의 그 처참한 가운데에서도 3 자녀를 훌륭히 그리고 올바로 성장시켜주시고 남편을 아직도 이 세상 사람으로 지켜주시고 세상 온갖 고통을 겪게 하시면서 제가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울며 기도생활을 하게 하여 주셨습니다. 언젠가는 남편도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을 알고 이 회복모임에 다시 나오며 주님을 위해서 일할 것을 믿습니다.

지금도 두려움과 해로운 수치심으로 자신과 가족들을 회복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많은 중독자 가족 여러분들에게 제 자신이 오랫동안 중독증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빚을 갚아주며 인간적인 방법으로만 남편의 도박을 막아 보려고 온갖 노력을 해보았지만 결국은 남편의 도박생활을 더 키워준 저의 잘못을 이 회복모임을 통해서 알게 하여 주셨고 오늘 제가 겪은 체험들을 밝힐 수 있도록 저의 마음을 열어주신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을 드립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그 크신 뜻을 이해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뜻을 안 저의 마음은 평온 합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감사드립니다.

2001년 2월 11일

- 미국 LA Mrs.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