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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남편은 친구를 너무나 좋아하고 놀기를 좋아했다. 남들이 미국에 가서 생활하면 남편이 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1992년에 부푼 꿈을 안고 미국에 오게 되었다. 그러나 워낙 잡기에 능하고
오락을 좋아하던 남편은 힘든 미국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어했고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 자신도 도박문제가 이토록 심각해지고 남편과 가족모두가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으로 병들게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그래서 아내인 나는 남편을 위해 덮어주고 변명하며 거짓말로 넘어갔다. 그러나 남편의
도박은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졌고 나는 아무 대책 없이 남편을 지켜보며 불안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만 했다.
아내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란 도박을 중단시켜보려고 달래보기도하고, 때로는 고함치며, 울부짖어 보고,
무기력과 죄의식에 허덕이고, 그리고 빚 독촉에 허덕이는 남편의 도박 빚을 갚아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럴
때마다 남편은 자신의 힘으로 끊을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거듭 실패하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분노 그리고 수치심으로
몸을 떨며 하나님께 매달리고 울부짖던 나 자신도 병이 깊어지고 있었다.
잦은 부부싸움 그리고 나의 짜증과 분노와 불신으로 딸아이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남편이 일찍 들어오는 날에도 언제 다시 나갈지 몰라서 불안했고 남편이 들어오지 않을 때는 비퍼와 핸드폰으로
도박장 주위를 전전하며 남편을 찾으려고 안타까운 시간들을 많이 보내야만 했다. 이런 나는 배신감과 수치심으로
지쳐 있었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무기력한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에 가서는 일주일에 3일은 들어오고 4일은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아서 이혼을 생각하고 있을 때 기독교
방송에서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에서 단도박 회복모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나 혼자서 먼저 선교센터를 찾아갔다. 이 선교사의 자세한 설명으로 도박이 병이라는 것과 남편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가족모두가 같이 병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지난 7년 동안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남편을 도왔던 방법들이 오히려 도박을 더욱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침 그 때 남편은 큰 도박 빚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고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나의 회복모임 참석제의에 순순히 응해서 99년 11월 5일 회복모임에 처음 참석했다. 그후 우리 부부는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딸을 친척집에 맡기며 열심히 모임에 참석했고 거기서 도박문제는 우리의 힘으로 어쩔
수 없으므로 하나님의 위대한 힘에 우리의 생각과 생활을 맡기는 12단계 회복프로그램을 배우게 되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서로 그날 배운 것을 이야기하고 격려해 주는 과정에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다.
회복모임에 참석하면서 우리와 같은 문제로 남모르게 고통받는 많은 다른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느새
우리들은 서로 위로하고 기도해주기 시작했고 조금씩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고 남편을 도와주려는 마음이 다시
생겼다. 남편이 견디기 힘들어하고 금단현상을 보일 때 도와주는 방법도 배우게 되었고 가정경제를 어떻게 맡아야하는
지도 알게 되었다. 전에는 한달 이상 도박을 참지 못했던 남편이 무사히 100일을 넘기고 15개월이 지난
지금도 도박에 손을 대지 않고 매주 모임에 참석하며 회복의 길을 가고 있어서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것 같던 남편에 대한 믿음도 조금씩 나의 마음속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딸아이의 얼굴이
차츰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처럼 도박의 실상을 잘 모르고 수년동안 불안과 고통을 당하는 아내들과 가족 여러 분들에게 용기를 가지고
회복모임에 참석하여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이 선교사와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대신한다.
2001년 1월 31일 밤
- 미국 LA에서 Mrs.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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