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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91년 봄에 부푼 꿈을 안고 미국에 이민 왔으나 이민 초기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다가 힘들이지
않고 쉽게 돈을 만져 볼 생각에 그해 여름부터 인근 카지노를 찾아다니기 시작하였다. 한탕주의 생각으로만
도박에 손을 대다 보니 자연히 카지노를 혼자 자주 찾게되고 도박장 안의 홍색불빛 아래 앉아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마냥 즐겁기만 했다.
도박장에 갈 때는 돈 사냥하러 간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일단 도박장 안에 들어서면 제 정신이 아니었다.
도박장 분위기부터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고 친절한 서비스에 빠지게 된다. 간혹 돈을 따는 때도 있었지만
카지노 안의 오색불빛은 또다시 나를 도박장으로 유혹해서 딴 돈의 몇 배를 잃을 경우가 허다했다. 아마 일년에
10여 만불 정도는 잃었을 것이다. 아무리 연구하여 보아도 더러 따기도 하는데 왜 결국 잃는지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대부분 카지노에 가면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도박을 하게 된다. 한번은 미시시피 지역에
있는 카지노에서 동전까지 다 잃고 차 Gas 비가 없어서 구걸하였으나 돈을 얻지 못하고 주머니에 있던 체크로
간신히 해결한 적도 있었다.
사실 나의 경우는 돈을 따는 횟수가 그리 적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도박장에서 쉽게 딴 돈은 어차피
생활에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이미 나는 도박에 중독이 되어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이런 나의
중독증을 쉽게 고칠 수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도박을 끊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도
생겼다.
나는 금년 1월에 LA에 갈 일이 생겼다. LA 카지노는 내가 사는 지역의 카지노와는 다른 방식이어서
새로운 게임에 더욱 흥미를 느꼈다. 2틀에 5천불을 딴 적도 있었으나 결국 딴 돈의 2배가 넘는 돈을 다시
잃어야만 했다. 이때 나는 자신이 너무 비겁하고 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민족들로 가득한 도박장 분위기는
마치 장터를 연상케 하였고 도박장에 온 사람들의 천태만상의 모습을 보며 나는 회의를 가졌다. 도박은 순간적인
현혹과 허욕이라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후 나는 LA에 오기 전부터 아내가 꼭 가보라고 신신 당부하던 이 선교사가 있는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를
구경 삼아 가 보았다. 그날 저녁에 3 부부가 같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도박자 가족들이 남편의 도박으로
당한 정서적 고통을 말할 때는 마음이 아파 왔다. 그들과의 만남은 내가 참 마음으로 돌아서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되었다. 나는 그 모임에서 도박이 정신병이라는 것을 깨닫고 받아드리게 된 것이다. 그 좋던 도박이
싫어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매주 협심자들과 만나 서로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의 마음도
점차 변화하게 되었다.
LA에서 떠날 비행기표 예약 날짜가 1달이 더 남았으나 하루 빨리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어져서 예정일을
앞당겨서 집에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 안에서 지난 9년간 도박으로 잘못한 일들이 주마등같이
떠올라서 괴로웠고 돈이 쌍칼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잘 쓰면 승리의 삶을 살수 있으나 도박판 같은
곳에다 쓰면 그 칼에 나 자신이 맞아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지긋한 도박생활의 굴래 에서 벗어날
새 생활 계획도 떠올랐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인생과 금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한 끝에 아직도 도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내 주위의 도박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서 남은 인생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 회복 봉사를 통해서 중독 도박이 얼마나 무서운
정신병인가를 증거 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 동안 나의 도박행각으로 고통을 받으며 끝까지 참고 견디어 준
가족과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중독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니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뿐이고 지난 9년의 긴 시간을 상실한 기분이다. 중독도박은
일년을 안하고 나서야 일년을 안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배웠다. 아직은 다시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없다. 그러나 이제 회복은 시작되었고 12단계를 통한 회복을 열심히 실천하다 보면 언젠가는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 부부는 이 선교사의 권유로 나성 비디오 성서 통신대학과정을 등록하여 공부하고 있다. 언젠가
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다른 중독 도박자들을 돕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
2000년 6월 29일
- 미국에 사는 한 회복자의 고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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